90년대 인기 발라드 가수 박정운이 안타깝게도 별세했다....

가수 박정운

 

90년대 인기 발라드 가수 박정운이 어제(9월 17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 사연이 있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박정운과 절친한 친구인 가수 박준하에 따르면 박정운은 17일 오후 8시께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 팬클럽 회장이 고인의 임종을 지켰고, 현재 미국에 자녀들과 함께 체류 중인 그의 부인이 오늘 밤 긴급히 한국으로 입국한다고 한다. 

 

박정운은 1965년 12월 25일생으로 이제 겨우 57세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일찍 세상과 이별을 한 이유는 바로 그가 최근 겪었던 일들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외아들로 태어난 그는 9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미국에서 중-고등학생 때 그룹을 만들어 음악활동을 하다가 1989년 혼자 귀국하여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에서 워싱턴 대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을 정도로 공부도 잘하던 청년이었다. 가수의 꿈을 안고 귀국했던 박정운, 하지만 가수의 꿈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귀국해서 번역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무명생활을 보냈으며, 그러던 중 1989년 자신의 첫 번째 앨범으로 국내 가요계에 데뷔했지만 그의 데뷔 음반은 기대만큼 팬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 1991년 심기일전하며 발표한 2집에서 타이틀곡 ‘오늘 같은 밤이면’이 이듬해인 1992년 히트를 거두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는데 당시 가요 톱 10 등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1위 후보로 올라갔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박정운은 2집 발매 당시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되지 않겠냐며 좋은 노래는 많은 연습을 통해 나온다”라고 믿으며 당시 2집 앨범 제작을 위해 다른 가수보다 몇 배나 많은 400여 시간을 녹음실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신인답지 않게 고음과 중음, 저음을 자유자재로 뽑아내는 터질듯한 열창과 감미로운 발라드 색채 애절한 가사에 힘입어 그해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다만 시기가 당시의 최고 스타들이 맹활약을 펼쳤던 때라 KBS 가요 톱 10 등 주요 방송사의 인기가요 프로그램에선 당시 1위 제조기로 불렸던 신승훈과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밀려 10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다른 방송사까지 포함하면 무려 30번 이상이나 2위를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렇게 2위를 많이 하다 보니 연말 가요 톱 10에서는 박정운에게 아차상을 수여했을 정도이다. 

 

박정운 3집

 

하지만 ‘오늘 같은 밤이면’은 1위 후보에서 내려온 뒤에도 차트 순위에서 무려 1년이나 30위권에 있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애창할 정도로 명곡이다. 이후 박정운은 3집을 발매했고 수록곡 ‘먼 훗날에’가 역시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고, 가요 톱 10에서는 최고 3위까지 가기도 했다. 

 

박정운은 이후로도 꾸준하게 음반을 발매하며 2000년대 중반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가 한때 서울 송파구에서 LP 카페를 운영하다가 폐업한 후 음악 활동을 잠시 접고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훗날 그가 젊은 나이에 요절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을 하게 된다. 가수 활동을 하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가던 박정운은 어느 날 뉴스 사회면에 사기 사건으로 보도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2700억 원대 가상화폐 채굴기 투자사기 사건에 연루되었던 그는 미국 업체가 출자한 홍보대행사를 직접 운영하며 가상화폐 투자유치에 대한 홍보를 하다가 8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4억 5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가 되었다는 보도였다. 

 

훗날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사건의 진상을 밝혔는데 강렬한 마스크와 힘 있던 목소리의 박정운은 나이가 들어 외모가 너무 많이 변했고, 목소리는 힘이 아예 빠져서 젊은 시절과 너무나 비교되는 음성으로 진상을 토로했다. 

 

 

 

그는 모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본인의 지분은 없는 순수한 대표의 자격으로 한 회사를 운영했는데 박정운의 회사에 100억 투자를 해준 그 회사 대표가 갑자기 80억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박정운이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 많은 돈을 미리 가지고 있기보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조금씩 보내주겠다’라고 해서 그 말을 믿고 박정운은 그렇게 투자받았던 거액을 다시 돌려주게 된다. 

 

그런데 투자회사의 대표가 그 돈을 가지고 잠적하게 되면서 그 사건이 박정운의 회사가 연루가 되었는지를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었고 조사에서 박정운은 그 대표의 말을 믿고 돈을 돌려준 것이라 말했지만 검찰은 박정운에게 그 대표에게 사기 범죄 자금을 당신이 대준 것이 아니냐고 끝까지 추궁하며 박정운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사기혐의가 무죄로 판결이 나게 되었지만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렇게 기사를 내던 기자들이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그 어떤 기사도 나오지 않아서 당시 박정운은 대한민국 기자들에게 너무나 큰 실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 고초를 겪으며 건강에 문제가 생긴 박정운은 술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간이 50% 이상 망가져서 간경화가 심하게 왔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1년여의 치료를 위한 노력에도 회복이 되지를 않아 포기하고 투병하다가 박정운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젊은 날 많은 인기를 누리며 행복했던 날들을 뒤로하고 그는 사기꾼으로 낙인찍혀 심하게 고생을 하다가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